결론부터 말하면, 고의로 속여 이익을 챙긴 회사·대표·임원의 배상금은 깎이지 않고, 모집만 한 직원은 일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고수익에 마음이 흔들렸으니 피해금을 다 돌려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배상액은 투자자의 행동과 함께 청구 상대의 역할, 얻은 이익을 살펴 정합니다. 1편에서는 투자를 권유한 직원도 관여 경위와 주의의무 위반에 따라 배상책임을 질 수 있음을 살폈습니다. 2편에서는 투자 후 위험을 알게 된 담당자의 사후 고지의무를 다뤘습니다.
1. 과실상계란 무엇이고 왜 법원이 직권으로 보는가
과실상계는 피해자의 부주의가 손해 발생이나 확대에 영향을 주었다면 배상 범위를 정할 때 고려하는 제도입니다. 민법 제396조는 채권자의 과실을 참작하도록 하고, 제763조는 이를 불법행위에도 적용합니다(민법 제396조·제763조).
상대방이 주장하지 않아도 소송자료에서 피해자의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이 직권으로 심리·판단해야 합니다. 법원이 증거를 대신 모아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피해자도 안전성을 확인하려고 무엇을 물었고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기록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13. 선고 2024가단5131586 판결).
2. 고의로 속여 이익을 챙긴 사람은 깎아 달라고 할 수 없다
영득행위는 다른 사람의 재산을 자기 이익으로 취득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해 고의로 재산을 취득한 사람의 책임을 줄여 주어 그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한다면 공평과 신의칙에 어긋납니다. 다만 그런 결과가 생기지 않는 가담자에게는 고의가 있더라도 과실상계나 공평의 원칙에 따른 책임제한이 가능합니다(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3다31137 판결).
앞서 본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은 회사와 대표가 사업구조의 문제를 알면서 투자유치를 설계·주도하고 이익을 실질적으로 취득한 점을 들어 책임제한을 부정했습니다. 투자자에게 신중한 검토 없이 투자한 잘못이 있다고 보면서도 내린 결론입니다.
본부장들의 책임제한을 부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법원은 조직 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유사수신행위에 적극 가담했으며 급여·성과수수료로 막대한 돈을 받은 점을 살폈습니다. 책임을 줄이면 불법행위의 이익을 보유하게 된다고 판단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6. 5. 14. 선고 2025나210595 판결).
다른 판결에서도 투자자들이 다소 경솔하게 투자한 잘못은 인정했지만, 조직 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거액을 분배받은 본부장들의 책임제한은 배척했습니다. 임원이라는 직함보다 실제 역할과 이익 귀속이 중요합니다(서울고등법원 2026. 8. 20. 선고 2026나200117 판결).
3. 모집만 한 직원에게는 왜 제한이 가능한가
모집 담당자에게는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앞서 본 지점장 사례에서는 회사 지시에 따라 투자자를 모집했고 투자금에서 생긴 수익 대부분이 다른 가담자에게 귀속된 점을 고려해 책임을 일부 제한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13. 선고 2024가단5131586 판결).
또 다른 사례에서는 권유자가 불법행위를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이를 파악하지 않고 투자를 권한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동시에 투자자도 주의를 기울였다면 미회수 위험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보아 권유자에 대한 책임을 일부 제한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4. 10. 선고 2024가소1357687 판결).
따라서 누구에게 청구하느냐에 따라 감액 여부와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모집행위, 조직 운영 관여, 이익 귀속을 각 사람별로 구분해야 합니다.
4. 투자자가 “믿을 만한 회사인가요?”라고 물었다면
가상의 사례입니다. 고객 C는 A 자산관리법인에 투자하기 전 담당자 B에게 회사의 신뢰성과 계약의 법적 효력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B는 관련 검증을 마쳤다는 취지로 설명했고, C는 그 답변을 믿고 계약했습니다.
이 기록은 C가 아무런 확인 없이 고수익만 좇았다는 평가를 약하게 합니다. 확인을 요청받은 상대가 바로 투자를 안내한 담당자였기 때문입니다. 회사 내부 사정에 접근할 수 있는 담당자의 구체적인 설명은 투자자의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다만 질문 한 번으로 과실이 모두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질문의 구체성, 답변 내용, 당시 드러난 위험을 함께 봐야 합니다. 비율은 법원이 사안마다 달리 봅니다.
5. 손익상계: 받은 이자는 빠진다
같은 투자로 이미 받은 이자·수익금은 배상액을 계산할 때 공제될 수 있습니다. 이를 손익상계라고 합니다. 위 판결은 수익금 명목의 지급액을 공제하면서, 과실상계나 책임제한을 먼저 적용한 다음 손익상계를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13. 선고 2024가단5131586 판결).
6. 실무 체크리스트
- 안전성을 물은 기록: 계약 전 질문의 시점과 내용을 남겨 두세요.
- 담당자의 답변: 검증 근거, 설명자료, 대화 전체 흐름을 보관하세요.
- 받은 이자 내역: 날짜·지급 명목·실제 입금액을 구분하세요.
- 청구 상대: 회사·대표·임원·담당자별 관여 행위와 얻은 이익을 정리하세요.
대화는 일부 문장만 떼어 내기보다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는 형태로 보관하는 편이 좋습니다. 계약서의 위험 안내와 담당자의 설명이 다르다면, 그 차이를 표시해 두면 검토에 도움이 됩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고수익 상품에 투자한 것 자체가 과실인가요?
수익률만으로 결론을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업구조와 회수 위험을 확인하려 했는지,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투자자의 부주의가 인정되어도 상대방에게 책임제한이 허용되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담당자에게 청구하면 더 많이 깎이나요?
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액 폭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실제 관여 정도와 받은 이익, 투자자가 확인을 요청한 과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이자로 받은 돈은 돌려줘야 하나요?
이 글에서 설명한 손익상계는 이미 받은 수익을 배상액에서 빼는 계산입니다. 받은 이자를 별도로 반환해야 하는지는 청구의 내용과 법적 근거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유사수신 피해의 배상 범위는 계약서, 권유 과정, 안전성 확인 기록과 가담자별 역할을 함께 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경솔했다는 자책에 그치기보다 투자 전에 확인한 내용과 상대방의 설명을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께 읽기: 1편: 유사수신 권유 직원 책임, 2편: 담당자의 사후 고지의무, 권유자 ‘나도 피해자’ 주장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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