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직원이 대출이 나온다고 설명해 계약했는데 중도금대출이 거절됐다면, 사기 의도를 입증하지 못했어도 착오를 이유로 계약 취소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같은 직원의 설명을 두고 사기 취소는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착오 취소는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판단을 가른 것은 직원 설명 때문에 잘못 믿게 됐는지, 대출 가능 여부가 계약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문제였는지, 계약자에게 중대한 부주의가 있었는지였습니다. 특히 대출 부적격자는 현금으로 중도금을 내야 한다는 조항을 언제 확인할 수 있었는지도 살폈습니다.
사기 취소는 배척됐지만, 착오 취소는 인정됐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9. 선고 2024나80691 판결의 원고는 F4 비자를 가진 재외동포였습니다. 분양계약을 맺을 무렵 직원들에게 그 사실을 밝혔고, 직원들은 F4 비자라면 중도금대출이 나오니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판결에서 확인된 업무협약은 분양계약자가 외국인이면 관련 금융기관이 대출을 거절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원고가 들은 설명과 대출에 적용될 조건 사이에 차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법원은 대출 가능 여부를 잘못 설명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를 속여 계약하게 하려는 고의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사기 취소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직원 설명 때문에 원고가 중도금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잘못 믿게 된 점은 착오 취소의 근거로 인정했습니다. 사기는 속이려는 고의의 증명이 문제 됐고, 착오는 잘못 믿은 내용의 중요성과 원고의 중과실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가단5157598 사건에서는 원고가 패소했습니다. 항소심은 원고 패소 부분 중 일부를 취소하고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으며, 나머지 항소는 기각했습니다.
법원이 살핀 세 가지: 설명, 중요성, 중과실
민법 제109조 제1항은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으면 취소할 수 있지만, 그 착오가 본인의 중대한 과실로 생겼다면 취소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이 판결은 직원의 대출 설명과 계약 체결 경위를 그 기준에 비추어 살폈습니다.
직원의 설명으로 생긴 동기의 착오였는가
동기는 계약을 맺기로 한 이유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중도금을 대출로 마련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이 계약 판단의 전제가 됐습니다. 법원은 이를 원고 혼자 품은 기대에 그치지 않고, 분양 과정의 설명으로 생긴 착오로 보았습니다.
피고들 측이 제공하거나 유발한 동기의 착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9. 선고 2024나80691 판결 중 착오 취소 판단
자신의 자격이나 사정을 직원에게 무엇이라고 알렸고, 직원이 그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으로 대출 가능성을 설명했는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 착오가 계약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인가
이 사건 중도금은 전체 매매대금의 60%였습니다. 법원은 그 돈을 어떻게 지급할 것인지에 관한 착오라는 점에서 계약의 중요부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출 여부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대금의 큰 부분을 마련하는 방식과 연결돼 있었던 사안입니다. 이 판단을 이해할 때에는 대출이 거절됐다는 결과와 함께, 계약 당시 자금 마련에서 대출이 차지한 비중을 살펴야 합니다.
직원 설명을 믿은 계약자에게 중과실이 있었는가
분양 담당 직원은 자신이 아는 다른 F4 비자 보유자도 대출을 받았다는 취지로 말하며 원고를 적극적으로 설득했습니다. 법원은 이런 경위에서 원고가 금융기관에 외국인의 대출 가능 여부를 따로 문의하지 않았더라도 중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직접 확인했는지를 따질 때에는 직원이 어떤 근거를 들며 설명했는지, 계약자가 그 설명을 믿게 된 경위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이 판결에서 중과실이 부정된 이유도 이러한 구체적인 사정에 있습니다.
현금 납부 조항을 언제 확인할 수 있었는지도 봤습니다
분양계약서에는 중도금대출을 신청하지 않거나 대출 부적격인 경우 원고가 해당 중도금을 약정일에 직접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다만 그 조항이 든 계약서는 계약금을 처음 지급해 분양계약이 실질적으로 체결됐다고 볼 수 있는 때보다 뒤에 작성됐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실질적인 계약 체결 시점에는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보아, 해당 조항을 근거로 중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안에서는 조항의 존재와 함께 계약을 결정할 때 그 조항을 확인할 수 있었는지가 판단에 쓰였습니다. 자신의 계약에서도 처음 받은 서류와 최종 계약서를 구분하고, 각 문서를 받은 시점과 설명 내용을 대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적극적인 설명은 중과실 판단에 쓰였습니다
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6210 판결은 동기의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려면 그 동기가 상대방에게 표시되고, 의사표시를 해석했을 때 계약 내용이 된 것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동기를 계약 내용으로 삼겠다는 별도의 합의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 보통 사람도 계약자의 입장이라면 계약하지 않았을 만큼 중요한 착오여야 합니다. 본인의 직업, 거래의 종류와 목적 등을 고려할 때 통상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하게 소홀히 한 경우에는 중대한 과실이 문제 됩니다.
그 사건에서는 매매계약 직후 건물이 건축선을 침범한 사실을 알게 된 매수인이, 행정소송을 통해 철거 지시를 취소할 수 있다는 매도인의 설명을 믿고 계약을 유지하며 대금을 지급했습니다. 법원은 건물이 철거되지 않을 것이라는 동기가 계약 내용으로 표시됐고, 철거 여부는 계약의 중요부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매도인의 적극적인 행위로 매수인이 착오에 빠진 경위 등은 중과실을 부정하는 데 고려됐습니다. 대법원은 착오 취소를 인정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두 판결을 비교해 보면, 계약자가 따로 확인하지 않은 점만 떼어 보기보다 상대방의 설명과 그 말을 믿게 된 경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97다26210이 제시한 동기의 표시, 중요부분의 착오, 중과실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그 법리에 따른 취소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는 사실만으로 나머지 요건까지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판결을 내 계약에 적용할 때 확인할 범위
이하의 적용 범위는 판결에 대한 해석입니다. 이 사건에서 잘못 믿은 것은 계약 당시의 조건에서 중도금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였으므로, 다른 종류의 설명에 관한 분쟁은 그 내용과 계약 경위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같은 사건에서도 사기 취소는 배척됐고, 1심과 항소심의 결론도 달랐습니다. 자신의 사안에서는 실제로 받은 설명과 계약을 결정한 과정이 어떤 자료로 확인되는지부터 살펴보세요.
누가 반환하는지는 신탁계약 구조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출 거절 뒤에는 네 가지 자료를 살펴보세요
- 직원의 대출 설명이 남은 기록: 문자, 메신저, 안내자료 등에 어떤 자격을 알려 줬고 어떤 답변을 받았는지 확인해 보세요. 가능하다는 말 앞뒤에 조건이나 유보가 있었는지도 함께 읽어보세요.
- 대출이 거절된 이유를 보여 주는 자료: 금융기관의 거절 안내, 당시의 자격 요건, 확인할 수 있는 업무협약 내용 등을 통해 거절 사유를 구분해 보세요.
- 계약서를 처음 받은 시점을 확인할 자료: 대출 관련 조항이 담긴 문서를 언제 처음 받았는지, 계약금 납부와 어떤 순서였는지 살펴보세요. 이메일이나 문서 전송 기록이 있다면 함께 보관해 보세요.
- 금융기관에 직접 확인한 기록: 문의한 적이 있다면 당시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보세요. 문의하지 않았다면 직원이 어떤 근거로 대출 가능성을 설명했는지 확인해 보세요.
분양하는 쪽에서도 상담 당시 어떤 자격과 조건을 전제로 대출 가능 여부를 안내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정적인 안내는 계약자가 무엇을 믿고 계약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고, 이 사건처럼 계약의 효력 자체를 다투는 근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출이 나온다는 설명을 믿고 분양계약을 맺었지만 거절돼 취소 여부가 고민된다면, 현재 상황과 궁금한 점을 정리해 제이씨엘파트너스에 상담을 문의해 주세요. 남아 있는 계약서나 상담 기록이 있으면 설명 내용, 대출 거절 사유, 계약서 확인 시점을 함께 살펴 착오 취소를 검토할 쟁점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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