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의사 없이 갱신을 거절했다면, 집을 매도한 임대인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도 사실만으로 배상책임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갱신을 거절할 당시 실제로 살 생각이 있었는지, 이후 매도하게 된 경위는 무엇인지를 함께 따집니다.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한 경우의 법정 손해배상과 매도한 경우의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을 구분해야 합니다.
법은 재임대와 매도를 어떻게 다르게 다룰까요?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을 요구했는데 집주인이 본인이 들어와 살겠다며 거절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임차인이 이사한 뒤 임대인이 전입신고를 하고 몇 주 또는 몇 달 만에 집을 팔았다면 어떤 조항을 근거로 배상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은 정당한 사유 없는 갱신 거절을 금지하면서 실거주를 예외 사유로 인정합니다. 2026년 1월 2일 시행 조문의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조항 | 정한 내용 |
|---|---|
| 제1항 본문 | 기간 내 갱신요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습니다. |
| 제1항 제8호 | 임대인 또는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거절할 수 있습니다. |
| 제2항 | 갱신요구권은 1회 행사할 수 있고,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입니다. |
| 제5항 |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한 뒤, 갱신되었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그 거절로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
제5항의 문언은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한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 집을 매도한 경우에 이 조항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도한 임대인의 책임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하게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의 배상책임을 정합니다. 실거주 의사 없이 갱신을 거절해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침해했다면, 부당한 거절과 그로 인한 손해·인과관계를 근거로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배상책임이 인정된 두 판결에서 중요했던 사실
전입 약 한 달 뒤 매도한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17. 선고 2022나21193 판결에서 임대인은 갱신요구 전부터 주택을 팔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세금 문제 때문에 매도를 추진하면서 중개사무소에 매도를 의뢰했고 매물 등록을 취소했다는 주장과 달리 온라인 광고도 남아 있었습니다.
임대인은 전입신고 약 한 달 뒤 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법원은 그 짧은 기간에 집을 팔아야 할 사정변경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입신고 외에 실제 이사와 거주를 뒷받침할 관리비 납부내역이나 이사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도 함께 고려했습니다.
법원은 임대인에게 실제 거주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매도할 목적으로 갱신을 거절했다고 보았습니다. 매도에는 제5항을 직접 적용할 수 없더라도 정당한 사유 없는 거절을 금지한 제1항을 위반한 임대인은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대법원 2023다245959 사건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됐습니다.
갱신 거절 전부터 매수자와의 연결이 드러난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17. 선고 2022나10964 판결에서도 임대인은 거절 전부터 세금 혜택을 위해 주택을 팔겠다고 알렸습니다. 매수희망자가 주택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오간 문자와 매도 경위 등을 종합해 법원은 갱신을 거절할 당시 이미 매수자를 실질적으로 확보한 상태였다고 보았습니다.
임대인은 전입신고 약 3개월 뒤 집을 팔고 종전 주거지로 돌아갔습니다. 실거주 계획을 바꿀 만한 사정변경에 관한 주장도 없었습니다. 이사 자료의 불일치와 전기 사용량 등 관리비가 평균보다 훨씬 적었다는 사정도 거주 의사를 판단하는 자료가 됐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도 실거주 의사 없이 매도할 목적으로 갱신을 거절했다고 판단해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2023다214979 사건에서 상고가 기각돼 확정됐습니다.
법원은 두 사건에서 매도까지 걸린 기간, 거절 전후의 매도 준비, 실제 거주 자료를 종합했습니다. 매수희망자 방문이나 낮은 관리비 중 어느 한 가지가 있으면 곧바로 책임이 인정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 거주가 확인돼 책임이 부정된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12. 20. 선고 2023가단172281 판결에서는 임대인이 약 2개월 실제 거주한 사실이 인정됐습니다. 중개사는 임대인 측이 매매계약 하루 전에 처음 매물을 내놓았고 다음 날 매수희망자가 주택을 둘러본 뒤 바로 계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법원은 임대인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매매계약을 맺은 뒤에도 실제 거주가 이어졌습니다. 매매계약 체결일, 소유권이전일, 실제 거주 종료일을 나누어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거주를 시작한 후 2년 이내에 제3자에게 매도할 수 없다는 취지의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12. 20. 선고 2023가단172281 판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2항의 2년은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입니다. 이를 곧바로 임대인이 반드시 2년 내내 살아야 한다거나 그동안 집을 팔 수 없다는 의무로 바꿔 읽을 수는 없습니다. 짧은 기간 안의 매도는 거절 당시 실거주 의사가 진정했는지를 판단하는 증거로 평가됩니다.
판단 시점은 갱신을 거절했을 때입니다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은 건물인도 사건에서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지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실거주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의 증명책임이 임대인에게 있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살겠다고 말한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그 의사가 진정하다고 수긍할 수 있는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 임대인의 기존 주거 상황과 가족의 직장·학교 등 생활 여건
- 그 집에 살려는 의사를 갖게 된 경위와 거절 전후의 사정
- 실거주 의사와 모순되는 말이나 행동, 그로 인해 훼손될 임차인의 정당한 신뢰
- 기존 주거지에서 이사하기 위한 준비의 유무와 구체적인 내용
매도 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임차인도 이러한 사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절 전에 매도를 추진한 자료가 있는지, 전입 후 생활 흔적은 어떠한지, 거절 뒤 어떤 사정이 생겨 매도했다고 설명하는지를 맞춰 보는 것입니다.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부당한 거절뿐 아니라 그 때문에 생긴 손해와 인과관계도 밝혀야 합니다.
전입신고일과 매도일까지의 간격만 계산하지 말고 거절 전 매도 준비와 실제 생활 자료를 함께 확인하세요. 반대로 두 달 또는 석 달을 살면 책임이 없어지는 식의 일률적인 기준도 위 판결들에서 도출할 수 없습니다.
이사한 임차인이 확인할 자료 체크리스트
| 확인할 자료 | 무엇을 확인하나요? |
|---|---|
| 갱신요구·거절 문자와 계약서 | 요구가 가능한 기간이었는지, 갱신을 요구하고 거절한 날짜, 본인·부모·자녀 중 누구의 거주를 사유로 밝혔는지 확인합니다. |
| 등기사항전부증명서(등기부등본) | 매매 원인일자와 소유권이전등기 접수일을 나누어 정리합니다. 매도 의사나 중개 의뢰는 그보다 앞설 수 있습니다. |
| 갱신 협의 중 문자·메신저 | 매도 계획, 세금, 매수희망자의 방문이나 집을 보여 달라는 요청이 갱신 거절 전부터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
| 매물 광고와 중개 의뢰 자료 | 광고 주소·게시일·확인일이 보이도록 캡처하고, 매물 등록·철회 시점과 중개 의뢰 경위를 구분합니다. |
| 실제 거주 자료 | 적법하게 확보한 관리비·전기·수도 사용내역, 이사 자료 등을 임대인의 설명과 비교합니다. 전입신고와 실제 생활은 구분합니다. |
| 이사와 손해 자료 | 퇴거일, 새 임대차계약, 이사비·중개보수 영수증, 추가 비용 자료를 보관합니다. 거절 때문에 생긴 손해인지 연결할 자료입니다. |
문자는 특정 문장만 잘라 두기보다 날짜와 앞뒤 대화가 드러나도록 보관하세요. 관리비가 적다는 사정도 비교한 기간과 생활 여건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임대인의 실제 거주 자료를 어디까지 적법하게 확인할 수 있는지, 직접 수집이 어려운 자료는 어떻게 요청하는지는 증거 수집 방법을 다룰 별도 글에서 설명하겠습니다.
내용증명과 소송에서는 무엇을 요청할까요?
- 내용증명으로 쟁점 정리하기. 갱신요구·거절·퇴거·매도 날짜와 근거를 정리하고 당시 실거주 계획 및 매도 경위에 관한 설명과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은 이러한 통지를 남기는 수단이며 소송의 필수 선행절차는 아닙니다.
- 합의가 되지 않으면 손해배상소송 검토하기. 매도 사안에서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책임과 손해를 구체적으로 구성합니다. 금전 지급을 구하는 제1심 사건으로 소가가 3,000만 원 이하이면 소액사건 절차의 대상이 됩니다. 소액사건심판 대상 안내
- 사실조회로 제3자 자료 확인하기. 중개사무소에 매물 의뢰·등록·철회 시점 등 업무상 확인 가능한 사항을 조회하도록 법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조회 대상과 기간, 증명할 사실을 특정하고 법원이 필요성을 판단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94조
- 구석명신청으로 모호한 주장 구체화하기. 임대인이 거주 중 사정이 바뀌었다고 주장한다면, 어떤 사정이 언제 생겼다는 것인지 설명하도록 법원에 요청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 주장을 분명히 하는 절차로, 중개사무소의 자료를 받는 사실조회와 구별됩니다. 민사소송법 제136조 제3항
신청할 자료는 유리한 결론을 예상해 고르기보다 실거주 계획과 매도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정리하세요. 중개 의뢰가 실제로 거절 후에 시작됐다는 회신이나 구체적인 거주 자료가 나오면 판단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액은 다음 글에서 따로 다룹니다
매도 사안의 배상책임이 인정되는지와 얼마를 배상받는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재임대를 전제로 한 제6조의3 제6항의 계산식을 매도 사안에 언제나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사비·중개보수·추가 주거비가 어느 범위에서 인정되는지와 손해액을 증명할 자료는 다음 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이사한 뒤 집이 팔린 사실을 알게 됐다면, 갱신 거절 당시의 의사와 매도 경위를 함께 검토해 보세요. 보유한 갱신 협의 문자와 등기부등본이 있으면 상담 검토에 도움이 됩니다. 제이씨엘파트너스에 카카오톡 또는 전화로 상담을 문의하시면 청구 근거와 추가로 확인할 자료를 검토합니다.
참고자료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2026. 1. 2. 시행)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2026. 1. 2. 시행)
- 민법 제750조(2026. 3. 17. 시행)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17. 선고 2022나21193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17. 선고 2022나10964 판결
-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12. 20. 선고 2023가단172281 판결
-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 민사소송법 제294조(2026. 10. 2. 시행)
- 민사소송법 제136조(2026. 10. 2.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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