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입
집주인이 “직접 들어와 살겠다”고 해서 나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이 들어온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갱신거절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적법한 계약갱신요구가 있었는지, 임대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의 실거주 사유로 거절했는지, 그 뒤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했는지, 손해액을 어떻게 산정할지를 순서대로 봐야 합니다. 그래서 현재 실무에서 더 중요한 것은, 갱신요구·거절사유·퇴거·재임대·손해자료를 얼마나 끊김 없이 남겼는지입니다.

갱신거절 손해배상의 기본 구조는 어떻게 잡아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청구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6조의2, 제6조의3, 제7조의2를 함께 봐야 합니다. 현행법상 임차인은 임대차기간 종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계약갱신요구권은 1회, 갱신되면 존속기간은 2년입니다.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갱신되었더라면 유지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됩니다.
손해배상액도 법이 직접 정합니다. ①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3개월분, ② 신규 임대차와 기존 임대차의 환산월차임 차액 2년분, ③ 임차인의 실제 손해액 중 가장 큰 금액이 기준입니다. 환산월차임 계산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와 시행령 제9조가 적용되고, 보증금 전환 비율은 연 10%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2% 중 낮은 비율을 씁니다.
법원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볼까
대법원은 이미 기준을 분명히 했습니다. 실거주 의사의 진정성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고, 단순히 “들어와 살겠다”고 말한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원은 임대인의 주거 상황, 가족의 직장·학교, 이사 준비, 갱신거절 전후의 언동, 모순되는 설명이 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즉, 임차인이 허위 실거주를 완벽히 입증해야 한다기보다, 임대인이 자신의 실거주 계획이 진정했다는 점을 객관자료로 보여야 하는 구조입니다.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과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63551 판결이 그 흐름을 분명히 합니다.

임차인이 놓치기 쉬운 6가지 실수
1. 갱신요구를 모호하게 남기는 실수
결론은, 형식은 자유지만 표현은 명확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방식에 특별한 제한이 없어 구두, 문자메시지, 이메일도 가능하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3다258672 판결은 갱신요구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때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계속 살고 싶습니다” 같은 표현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따라 계약갱신을 요구합니다”라고 남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3나49827 판결1과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3. 21. 선고 2024나31216 판결2은 묵시적이거나 비전형적인 표현도 갱신요구로 인정했지만, 그만큼 사실관계가 복잡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 갱신거절 사유를 “실거주”로 기록해 두지 않는 실수
이 실수의 불이익은 나중에 임대인이 사유를 바꾸거나 흐리게 말해도 반박이 어려워진다는 점입니다. 대법원 2023다263551 사건에서 임대인은 처음에는 자신이 살겠다고 하다가, 소송 단계에서 손자가 거주할 예정이라고 주장을 바꾸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변경이 허용되려면 처음 밝힌 실거주 사유의 존재, 그 이후 예측할 수 없는 객관적 사정변경, 그로 인한 불가피성을 임대인이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문자, 내용증명, 통화 후 확인문자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 퇴거 후 제3자 임대 추적을 멈추는 실수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문언상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임차인이 퇴거 후 아무런 추적을 하지 않으면, 책임 성립의 핵심 요건 자체가 약해집니다. 국토교통부도 갱신거절 임차인이 전입세대 열람이나 확정일자 열람을 통해 임대인의 직접거주 또는 제3자 임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안내했고, 실제로 퇴거한 임차인은 동 주민센터에서 해당 서류를 확인 가능합니다. 결국 퇴거 후에도 사건은 끝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입증의 2단계가 시작된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4. 공실과 제3자 임대를 같은 것으로 보는 실수
이 부분은 청구 구조를 잘못 잡기 쉬운 지점입니다. 공실은 곧바로 제6조의3 제5항의 법정손해배상 사안이 아닙니다. 제공된 리서치에 포함된 국토교통부 유권해석은,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거절을 한 뒤 집을 공실로 비워 둔 경우는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가 아니므로 제6조의3 제5항의 직접 대상은 아니라고 정리합니다. 다만 허위 실거주가 입증되면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즉, 공실 사안은 “배상 불가”가 아니라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법정손해배상인지, 민법상 불법행위인지를 구분해야 하는 사건입니다.
▶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실거주 갱신거절 후 매도: 직접 적용 여부와 불법행위 책임 정리
5. 손해액 자료를 모으지 않는 실수
책임이 인정되는 것과 금액이 커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법은 세 가지 산식을 두지만, 실제 손해액을 크게 주장하려면 이사비, 중개보수, 새 집 임대료 차액, 대출비용 등 자료를 남겨 두어야 합니다. 헌법재판소도 2024. 2. 28. 결정에서 제6조의3 제6항이 임차인의 손해액 입증 부담을 완화하는 장치라고 보았지만, 그렇다고 실손해 주장이 자동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상 자주 생기는 문제는, 책임은 따져볼 만한데 영수증과 계약서가 없어 결국 제1호 수준의 주장에 머무는 경우입니다.
6. 의뢰인 진술과 행동을 모순되게 남기는 실수
이 실수는 갱신요구의 존재, 권리침해, 손해의 인과관계를 한꺼번에 흔듭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4. 19. 선고 2023나49209 판결34은, 임대인이 갱신거절을 철회했고 그 시점도 갱신요구가 가능한 기간 안이었으며, 임차인이 당시 새 임대차계약 진행을 중지할 수도 있었던 사안에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26. 선고 2022가단68585도, 갱신거절 철회 제안 이후에도 임차인이 신규 계약을 그대로 이행하고 퇴거한 사정을 근거로 묵시적 갱신요구를 부정했습니다. 결국 “원래 이사 갈 생각이었다”, “이미 다른 집으로 마음이 굳었다” 같은 말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소송상 핵심 쟁점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정리
정리하면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첫째, 갱신요구는 형식보다 도달과 특정성이 중요합니다.
- 둘째, 실거주 의사의 진정성과 사유 변경의 정당성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입증해야 합니다.
- 셋째, 임차인은 퇴거 후에도 제3자 임대 자료와 손해액 자료를 계속 수집해야 합니다.
다만 공실 사안, 매도 사안, 정당한 사유의 구체적 범위는 사건마다 결론이 갈릴 수 있습니다. 결국 갱신요구일, 거절문구, 퇴거일, 재임대일, 손해자료를 함께 보아야 정확한 법률 구성이 가능합니다.

FAQ
Q1. 갱신요구는 꼭 내용증명으로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구두, 문자, 이메일도 가능합니다. 다만 분쟁을 대비하면 도달과 내용을 남길 수 있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Q2. 집주인이 실거주라고만 말하면 바로 나가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실거주 의사의 진정성은 임대인이 입증해야 하고, 단순한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Q3. 집이 비어 있으면 바로 법정손해배상 대상인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공실은 제6조의3 제5항의 직접 대상이 아니고, 허위 실거주가 입증되면 민법상 불법행위 문제로 다툴 수 있습니다.
Q4. 손해배상은 무조건 2년치 차액으로 계산되나요?
아닙니다. 법은 3개월분, 차액 2년분, 실제 손해액 중 가장 큰 금액을 기준으로 정합니다.

- 피고가 자신의 자녀인 E가 거주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퇴거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인 임대인(직계비속 포함)이 임대차목적물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임을 밝히면서 임대차기간 만료일에 이 사건 아파트의 인도를 요청하는 내용으로서 명시적으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피고에게 계약갱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증거는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제 자녀가 거주해야 하기에 부득이하게 부탁을 하는 겁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종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전제에 있는 것이므로, 원고는 2021. 6. 30. 이전에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의 갱신을 원한다는 의사를 묵시적으로라도 표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요구를 한 사실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피고가 구체적인 사유를 들어 확정적인 계약 갱신거절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원고로서는 계약 갱신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거절할 것임이 명확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설령 원고가 계약 갱신요구를 명시적으로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이 정하는 갱신거절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 비록 원고 및 원고의 아들이 명시적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따른 계약갱신 요구권을 행사한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피고가 2022. 3. 16. 원고에게 먼저 자신이 실제 거주할 것임을 들어 이 사건 주택을 비워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 및 원고의 아들은 F을 통해 피고에게 자신이 계속하여 실제 거주할 것임을 명확히 하였으므로 이로써 묵시적으로나마 계약갱신 요구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2022. 3. 18. 재차 이 사건 주택에 실제 거주한다는 사유로 갱신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인정된다. ↩︎
- 갑이 을과 을 소유의 아파트에 관하여 체결한 임대차계약의 기간 만료 전 다시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후 을이 새로 체결한 임대차계약의 종료일 무렵 을의 실거주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통보하였다가 공인중개사 등을 통하여 갱신거절 의사를 철회하자, 갑이 위 갱신거절 의사표시의 철회는 적법한 대리권한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효력이 없고,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을이 위 아파트에 실거주하지 아니하고 제3자에게 이를 임대하였다는 이유로 갱신거절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을의 갱신거절 의사표시는 적법하게 철회되었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을의 갱신거절이나 갱신거절 철회의 의사표시로 인하여 갑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갑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 ↩︎
-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상고기각 결정으로 종결됨 ↩︎
-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기간 만료 전 6월부터 1월까지 사이에 갱신요구에 관한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② 오히려 피고의 갱신거절통지를 받고 원고는 12일 만에 이 사건 임대차기간 만료 전 입주하기로 하는 내용의 신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점, ③ 갱신거절 의사를 철회하겠다는 피고의 제안에도 원고는 아직 계약금도 지급하지 아니한 신규 임대차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고 이행한 점, ④ 이후 이 사건 임대차기간 만료 전에 입주하기로 하는 내용의 피고의 신규 임대차계약체결에 동의한 후 기간 만료 전에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고 퇴거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묵시적으로라도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에서 정하는 계약갱신 요구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