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보호법상 실거주 갱신거절 후 매도: 직접 적용 여부와 불법행위 책임 정리

실거주 갱신거절 후 매도한 경우 이미지

도입

“실거주할 거라며 나가 달라고 했는데, 곧바로 집을 팔아버렸다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는 재임대와 매도를 먼저 분리해서 답해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문언상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를 직접 규율하고, 매도는 그 문언에 바로 들어가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도 사안은 제6조의3 제5항 자동 적용으로 단정하기보다, 갱신거절 당시 실거주 의사가 허위였는지를 중심으로 민법 제750조 일반 불법행위를 검토하는 구조가 더 안전합니다. 

이 글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재임대는 주임법 직접 규율, 매도는 별도 검토입니다. 공식 입법자료는 제6조의3 제5항을 설명하면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만 적고 있고, 국토교통부 Q&A도 “매도하려는 목적으로 갱신거절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불가능합니다”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어디까지 직접 적용될까

결론은 분명합니다. 제6조의3 제5항의 직접 대상은 재임대입니다. 조문은 “임대인이 제1항제8호의 사유로 갱신을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라고 규정합니다. 이어 제6항은 손해배상액을 ① 환산월차임 3개월분, ② 제3자 임대로 얻은 환산월차임 차액의 2년분, ③ 임차인이 입은 손해액 중 큰 금액으로 정합니다. 즉 법 자체가 실거주 갱신거절 후 제3자 임대를 전형사례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입법 과정의 공식 설명도 같은 방향입니다. 국민참여입법센터에 공개된 개정안 주요내용은,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갱신되었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 손해배상하도록 한다고 정리합니다. 이 공식 설명에는 매도 사안이 별도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번에 확인한 공식 입법자료는 재임대와 손해배상을 직접 연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실무상 포인트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6조의3 제6항의 손해배상 산식은 문언상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액’입니다. 따라서 매도 사안에서도 이 산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지금 단계에서 단정해 쓰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도 사건은 애초에 제5항 직접 적용이 문제되기 때문입니다.


매도는 왜 재임대와 다르게 봐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매도는 갱신거절 사유도 아니고, 제5항의 직접 문언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임대인이 매도하려는 목적으로 갱신 거절이 가능한가요?”라는 질의에 대해 “불가능합니다”라고 설명합니다. 또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8. 20. 선고 2021나22762 판결은, 매수인이 실거주할 예정이라는 사정을 들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결국 법에 없는 거절사유를 새로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즉 매도 자체나 매수인의 실거주 계획은 제6조의3 제1항 단서의 별도 거절사유로 쉽게 읽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매도 사안은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공식 정책자료는 여기서 방향을 보여 줍니다. 국토교통부의 국정감사 후속 처리결과보고서는, 임대인이 허위 실거주 사유로 갱신거절을 한 뒤 주택을 매각한 경우 민법 제750조 일반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취지를 주임법 해설집을 통해 배포했습니. 다시 말해, 공식 자료의 흐름은 “매도도 곧바로 제6조의3 제5항”이 아니라, 허위 실거주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 침해 → 민법 제750조 검토에 가깝습니다. 

실거주 갱신거절 후 매도 법적 책임 비교 이미지

실무상 의견을 덧붙이면, 저도 이 방향이 더 타당하다고 봅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조문과 입법자료가 모두 재임대를 전제로 쓰여 있습니다. 둘째, 공식 Q&A는 매도 목적 갱신거절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셋째, 매도 후 책임 문제를 다룰 때도 공식 정책자료는 민법 제750조를 언급합니다. 여기에 더해 하급심 판결에서도 수원지방법원 2023. 5. 24. 선고 2022나58667 판결은 매도를 제5항 직접 대상으로 보지 않으면서 민법 제750조를 적용하여 해결하였고1,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2. 11. 11. 선고 2021가단108009 판결은 유추적용을 부정하면서도 허위 실거주라면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를 검토하는 흐름2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4. 11. 28. 선고 2024나2035867, 2024나2035874 판결 역시 제6조의3 제5항의 법정책임과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분리해 설명3하는 방향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법원은 허위 실거주를 무엇으로 판단할까

허위 실거주 판단 기준과 체크리스트 이미지

첫째, 매도 사안에서는 손해배상 법적 구조를 처음부터 다르게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문언상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를 직접 규율하고, 제6항의 손해배상액 산식도 그 제5항에 연동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거주를 이유로 내보낸 뒤 집을 판 경우에는 제6조의3 제5항·제6항을 곧바로 적용한다고 단정하기보다, 허위 실거주로 계약갱신요구권을 침해한 경우의 민법 제750조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구조를 잡는 편이 더 안전합니다.

둘째, 손해액 산정의 기준점은 “갱신거절이 없었더라면 임차인이 유지했을 주거상태”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2항은 계약갱신요구권이 행사되면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을 2년으로 보고, 제3항은 갱신되는 임대차를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매도 사안에서 민법 제750조로 손해를 주장할 때에는, 원래 유지되었어야 할 2년의 갱신 상태와 실제로 이사한 뒤 새로 부담하게 된 상태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이번 편의 핵심은 “법정 3개월분”이 아니라 잃어버린 갱신기간 동안의 실제 주거비 손실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데 있습니다. 

셋째, 손해항목은 대체주거비 차액을 중심에 두고, 이사비와 중개보수를 보조 항목으로 붙이는 구성이 가장 실무적입니다. 새 집의 월차임이 종전보다 높아졌다면 그 차액이 가장 설명력이 큰 손해이고, 보증금 구조가 달라 비교가 어려우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와 시행령 제9조에 따라 보증금 차이를 월차임으로 환산해 비교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현행 규정상 월차임 전환은 법이 정한 두 기준 중 낮은 비율을 기준으로 하고, 시행령은 그 비율을 연 10%와 연 2% 가산 구조로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실제로 지출한 이사비, 부동산 중개보수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손해항목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신규 대출이자, 임시거주비, 통근·통학 추가비용처럼 개별 사정이 강한 항목은 불법행위에 준용되는 민법 제393조의 통상손해·특별손해 구별과 상당인과관계 문제가 따라오므로, 사전에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까지 함께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실거주 갱신거절 후 매도 손해배상 산정 가이드 이미지

넷째, 결국 승패를 가르는 것은 손해액 계산표보다 입증자료의 배열입니다. 기존 임대차계약서, 새 임대차계약서, 보증금·차임 이체내역, 중개보수 영수증, 포장이사 견적서와 영수증, 갱신요구와 거절 통지, 퇴거일, 매매계약 체결일, 소유권이전등기일을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실거주 의사의 진위는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이 말하듯 단순한 말이 아니라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되므로, 손해액 산정 파트에서도 왜 이 지출이 바로 그 허위 갱신거절 때문에 발생했는지를 연결해서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손해 발생 자체는 분명한데 액수를 완벽하게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법원이 상당한 금액을 정할 수 있으므로, 자료가 일부 부족하더라도 청구를 구조적으로 정리해 내는 것이 실무상 의미가 있습니다. 


정리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재임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의 직접 규율 대상이지만, 매도는 그렇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매도 목적의 갱신거절은 허용되지 않고, 허위 실거주가 문제라면 민법 제750조 일반 불법행위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셋째, 실제 결론은 ‘매도 사실’ 하나가 아니라 갱신거절 당시의 실거주 의사, 이후의 사정변경, 각종 날짜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체적 사건에서는 계약 체결일, 갱신요구일, 거절통지일, 퇴거일, 실제 입주 여부, 매매계약일과 이전등기일이 모두 중요합니다. 그래서 “팔았으니 무조건 배상”도, “팔았으니 법적으로 끝”도 모두 조심해야 합니다.

▶️ 실거주 갱신거절 손해배상 총정리


FAQ

Q1. 실거주라고 갱신거절한 뒤 집을 팔면 바로 제6조의3 제5항 손해배상인가요?

바로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제6조의3 제5항은 문언상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를 전제로 하고, 공식 정책자료는 매도 사안을 민법 제750조 일반 불법행위 가능성으로 설명합니다. 

Q2. 그럼 매도 사안에서는 손해배상을 전혀 못 받나요?

아닙니다. 갱신거절 당시 실거주 의사가 없었고 그로 인해 계약갱신요구권이 침해되었다면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3. 매도 사실만 있으면 허위 실거주가 증명되나요?

그것만으로 자동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실거주 의사를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보며, 매도 시도나 매도는 중요한 간접사실 중 하나입니다. 

Q4. 손해액은 무조건 3개월분인가요?

재임대 사안에서는 제6조의3 제6항의 법정 산식이 문제되지만, 매도 사안은 민법 제750조 구조로 갈 가능성이 있어 실제 손해액과 인과관계 입증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5. 매수인이 직접 살 예정이라면 그 이유로 갱신거절이 가능한가요?

확정적으로 그렇게 보기 어렵습니다. 공식 Q&A는 매도 목적 갱신거절을 부정하고, 공개된 하급심도 법에 없는 새로운 거절사유를 해석으로 추가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1.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의 사유(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들어 임차인의 임대차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하는 행위는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을 위반하여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 경우 민법 제750조에 의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 (수원지방법원 2023. 5. 24. 선고 2022나58667 판결 참조) ↩︎
  2. 임대인인 피고가 임차인인 원고로 하여금 임차목적부동산을 사용․수익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원고의 임차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이룬다(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다22446 판결 참조). 임차인인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기간(2020. 10. 15.~2021. 3. 15.) 내인 2020년 12월경 임대인인 피고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어야 원고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임대인인 피고의 위와 같은 갱신거절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각호의 규정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위와 같이 적법한 근거 없이 갱신거절을 통하여 임차인인 원고로 하여금 임차목적부동산인 이 사건 주택을 사용․수익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원고의 임차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따라서 가해자인 피고는 피해자인 원고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2. 11. 11. 선고 2021가단108009 판결 참조) ↩︎
  3.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의 사유를 들어 임차인의 임대차계약 갱신요구를 거절하는 행위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을 위반하여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경우 민법 제750조에서 정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실거주를 사유로 임차인의 갱신을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아니하였더라면 갱신되었을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에는 설령 임대인이 갱신거절할 당시에는 실거주 의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규정으로서,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하고 제3자와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추가적인 이득을 얻었다면 이를 임대인에게 그대로 귀속시키는 것이 신의칙 및 공평의 원리상 부당하다는 이유로 임차인에게 그에 관한 손해배상을 하도록 규정한 취지이므로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과는 별도로 인정되는 법정책임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실거주 의사가 없음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의 사유를 들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침해한 임대인이 나아가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아니하였더라면 갱신되었을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라면 임차인은 민법상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더불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다함께 물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2024. 11. 28. 선고 2024나2035867, 2024나2035874 판결,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종결되었음) ↩︎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