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씨엘파트너스 이상덕 대표변호사입니다.
전세보증금을 지급한 집주인이 집을 팔았다면, 계약이 끝난 뒤 누구에게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해야 할까요? 기존 임대인은 매수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하는데 그 매수인에게서도 돈을 받지 못한다면, 각자의 반환 책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제이씨엘파트너스가 임차인 측을 대리한 이 사건에서 법원은 기존 임대인과 매수인에게 공동으로 보증금 9,9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청구는 전부 인용됐습니다.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보증금 지급 경위와 임차인의 승낙 여부를 확인하고 소유권이전과 전입신고의 순서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보증금을 받은 날, 주택의 소유권도 넘어갔습니다
의뢰인은 기존 임대인과 주택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9,9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먼저 계약금 990만 원을 보냈고 2018년 7월 31일 잔금 8,910만 원을 지급하면서 주택을 인도받았습니다.
같은 날 기존 임대인은 매수인에게 주택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줬습니다. 의뢰인이 전입신고를 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은 날은 그 다음 날인 2018년 8월 1일이었습니다. 의뢰인은 나중에 법원에서 보낸 경매 안내문을 받고서야 매매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임대차는 2020년 7월 30일 기간만료로 종료했습니다. 의뢰인은 보증금 반환을 위해 기존 임대인과 매수인 두 사람을 상대로 청구했습니다.
임차인 동의 없는 채무인수, 기존 임대인의 책임이 남았습니다
보증금 반환 상대방을 판단하려면 소유권이 넘어갈 당시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췄는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대항력은 새 소유자 등에게 임대차관계를 주장할 수 있는 효력으로,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다음 날부터 발생합니다. 전입신고를 하면 주민등록을 마친 것으로 봅니다. 대항력을 갖춘 주택임대차에서는 주택을 넘겨받은 사람의 임대인 지위 승계가 문제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제4항
이 사건에서는 소유권이전등기가 먼저 이뤄지고 그 다음 날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했습니다. 법원은 기존 임대인과 매수인 사이의 보증금 인수 약정, 그리고 그 약정에 대한 임차인의 승낙 여부를 살폈습니다.
기존 임대인과 매수인은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매매대금을 주고받지는 않았습니다. 법원은 매수인이 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하고 그 금액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봤습니다.
그렇다고 기존 임대인의 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보증금 반환채무를 이행하기로 하는 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행인수’로 봅니다. 기존 임대인의 책임을 없애고 채무자를 바꾸는 ‘면책적 채무인수’로 인정하려면 임차인의 승낙이 필요합니다.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다39663 판결
승낙은 명시적으로 표시할 수도 있고 행동과 경위에서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보증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의문인 상황에서 임차인의 행동을 기존 임대인의 책임을 면제해 준 동의라고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2다84370 판결
의뢰인은 매매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법원은 보증금 인수·공제 약정이 의뢰인의 승낙이나 동의 없이 이뤄졌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에 기존 임대인과 매수인의 공동 반환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전입신고가 소유권이전보다 늦었던 다른 사건은 전입신고 지연 후 기존 임대인의 반환 책임을 인정한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바뀐 뒤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면, 등기와 전입신고 날짜, 임대인 변경 때 주고받은 연락을 토대로 누구에게 보증금을 청구할지 상담받아 보세요.

“임대차계약을 몰랐다”는 항변은 왜 배척됐나
기존 임대인은 자신이 중개사무소에 의뢰한 것은 주택 매매 중개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의뢰인을 직접 만나거나 임대차계약에 관한 연락을 받은 적이 없으므로, 자신과 의뢰인 사이의 임대차계약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는 사실 자체는 다투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 사정만으로 임대차계약을 몰랐다고 볼 수 있는지 다른 자료와 함께 살폈습니다.
- 기존 임대인이 받은 계약금과 잔금의 금융거래내역에는 임차인의 이름이 기재돼 있었습니다.
- 법원은 기존 임대인이 매매계약서의 내용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봤습니다. 그 계약서의 매수인은 돈을 송금한 임차인과 달랐고 계약금·잔금의 액수도 임차인이 보낸 돈과 달랐습니다.
- 실제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은 사람 역시 임차인이 아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기존 임대인이 중개사무소와 소통하면서 임대차계약의 체결 사실과 시기·방식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약을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임대인이 계약관계를 부인할 때는 직접 만났는지만 따질 일이 아닙니다. 누구 명의로 계약했는지, 누가 보증금을 받았는지, 매매계약과 송금내역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두 피고의 9,900만 원 지급 책임을 인정받았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은 2025년 6월 10일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99,000,000원을 지급하라.
의뢰인의 두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인용했고 소송비용도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보증금 지급 부분에는 가집행을 허용했습니다.
이 사건의 성과는 기존 임대인과 매수인 양쪽의 보증금 9,900만 원 지급 책임을 판결로 인정받았다는 데 있습니다. 집을 넘겼다는 사정과 계약을 몰랐다는 항변을 검토한 끝에, 의뢰인의 반환 청구가 전부 받아들여졌습니다.
집주인이 책임을 미룬다면 확인할 자료
집주인 변경 후 보증금 반환소송을 검토한다면, 다음 자료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 임대차계약서와 송금내역: 계약서에 기재된 임대인, 계약기간, 보증금 금액, 실제로 돈을 받은 상대방을 확인합니다.
- 등기·입주·전입신고 자료: 소유권이 넘어간 날과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한 날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 임대인 변경 관련 연락: 언제 매매 사실을 알았고 기존 임대인의 책임이나 보증금 인수에 관해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확인합니다.
- 계약 종료 관련 자료: 계약기간 만료나 해지 통지 등 반환 청구의 전제가 되는 사실을 정리합니다.
제이씨엘파트너스는 이러한 계약·지급·동의 자료를 살펴 기존 임대인과 매수인 중 누구에게 어떤 근거로 반환을 청구할지 검토합니다. 계약을 몰랐다는 주장에 대응할 때도 계약서 한 장에 그치지 않고 거래 경위와 지급 자료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함께 읽기: 임대인 변경 시 보증금 반환 승소사례, 집주인이 몰래 집 팔았을 때 보증금반환, 임대인이 실소유자 아니라는 경우 승소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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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사건자료: 인천지방법원 2025. 6. 10. 선고 2023가단****** 보증금반환 판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 대항력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 임대인 지위 승계
-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다39663 판결
-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2다84370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