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JCL Partners 이상덕 대표변호사입니다.
계약서에 “하자는 임차인이 자비로 수선한다”는 특약이 있어도 임대인의 책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07다91336 판결에 따라 이 특약은 소규모·경미한 수선에만 적용되고,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없게 만드는 대규모 하자에는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임차인 과실이 없다면 임대인은 민법 제623조에 따른 수선의무와 민법 제390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합니다.
이 글은 상가 임차인으로서 하자 발생 후 계약서 특약을 이유로 책임을 거부당한 분, 특약의 법적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하고 싶은 분, 임대인과의 협상 또는 소송에 앞서 판례 근거를 파악하고자 하는 분에게 유용합니다.

계약서 특약이 있어도 임대인 책임이 남는 이유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이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지며, 이를 위해 필요한 수선을 해줄 책임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은 임의규정이므로 당사자 합의로 일정 범위에서 배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 배제 가능한 범위를 매우 좁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7다91336 판결은 수선의무 면제 특약이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는 하자의 범위를 “임차인이 별도로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경미한 파손이나 자연적 마모”로 한정하였습니다. 임차인의 통상적인 사용·수익을 방해하거나 이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대규모 훼손에 대해서는 특약이 있더라도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다23641 판결은 이 기준을 더욱 구체화하여 하자의 규모, 임차 목적 달성 여부, 임차인의 사용·수익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였습니다.

특약으로 면책되는 경우 vs 면책되지 않는 경우 비교
| 구분 | 임대인이 특약으로 면책 주장 가능한 경우 | 임대인이 면책 주장 불가능한 경우 |
|---|---|---|
| 하자 규모 | 전구 교체, 문 경첩 조정 등 소규모 | 배관 파열, 전기 합선, 구조 균열 등 대규모 |
| 영업 영향 | 영업 계속 가능, 불편만 발생 | 영업 전면 중단 또는 사실상 불가 |
| 임차인 과실 | 임차인의 사용 부주의로 인한 파손 | 건물 노후·부식 등 구조적 원인 |
| 수선 주체 | 임차인이 자력으로 처리 가능 | 전문 업체 필수, 건물 전체 공용 설비 관련 |
| 예시 | 화장실 수도꼭지 교체, 창문 실리콘 보수 | 스프링클러 배관 파열로 인한 전면 침수 |

실무에서 임대인이 특약을 방패로 삼을 때 대응하는 방법
임대인이 계약서 특약을 이유로 수선을 거부하거나 배상을 부정하는 경우, 임차인은 다음의 순서로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우선 하자 발생 시점부터 사진, 영상, 일지 형태로 현황을 상세히 기록해두어야 합니다. 그다음 임대인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수선을 요청하고, 임대인이 이를 거부하거나 방치할 경우 그 사실 자체가 채무불이행의 증거가 됩니다. 민법 제390조에 따라 임대인의 수선의무 불이행으로 발생한 손해, 즉 복구 비용과 영업 중단 기간의 손실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에게 과실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노후 배관이나 구조적 결함으로 인한 하자라면 전문가 의견서나 하자 감정 결과를 확보하는 것이 청구를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서명했으니 특약을 인정한 것 아닌가요?
A. 특약에 서명한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 특약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가 대법원 판례에 의해 제한됩니다. 대규모 하자에 대한 특약 적용은 법원이 사실상 허용하지 않으므로 서명 자체가 임대인의 면책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Q. 특약이 있으면 소송에서 질 가능성이 높지 않나요?
A. 특약의 존재 자체보다 하자의 성격과 규모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임차인의 사용·수익이 전면 불가능한 수준의 하자라면 특약이 있어도 임대인이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Q. 임대인이 특약을 이유로 수선을 거부하면 임차인이 직접 수선하고 비용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임대인이 수선을 게을리하거나 거부하면 임차인은 직접 수선한 후 민법 제626조에 따라 필요비로 상환을 청구할 수 있고, 민법 제390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Q. 영업 중단 손실은 어떻게 증명하나요?
A. 매출 장부, 카드 단말기 거래 내역, 세금계산서 등 실제 매출 자료가 기준이 됩니다. 침수 발생 전후 매출을 대조하거나, 유사 업종의 평균 매출을 참고 자료로 제출하는 방법도 활용됩니다.
Q. 임대인과 관리소 모두 책임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공용 설비인 스프링클러 배관의 경우 관리단 또는 관리소가 공작물 점유자로서 민법 제758조의 책임을 부담할 수 있고, 임대인 역시 임차인과의 관계에서 수선의무 위반 책임을 집니다. 두 주체를 상대로 동시에 청구하는 전략이 실무상 유효합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해 계신다면 하자의 성격과 규모, 임차인 과실 유무, 계약서 특약의 구체적 문언을 함께 가지고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시기를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 위 내용은 의뢰인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하여 일부 각색한 사안입니다.




